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열매가 피어나기까지 정해진 공식은 없다. 바람을 타고 흔들거리기도 하고 갈증도 느끼며, 애매한 어둠을 견뎌냈다. 몇차례 쏟아지는 장마를 지나고 나서야 기어코 열매를 맺을 마음의 뿌리가 단단해져 싱그럽다던 처음을 맞이했다. 예상보다 덜 낭만적인 시작이다. 열매를 맺고나서 내내 흐린 날씨로 마음을 뒤적이는 날도 있었고, 여벌이 없어 젖은 채로 지내는 날도 있었다. 혹여나 정의되어진 공식이 있을 까 싶어 여태 수집해온 열매(사과)에 관련된 씨앗들을 모두 꺼내 펼쳐보았다. 아무래도 (apple, fresh, apology, Machine, poison, beginner, Adam and Eve… ) 아무리 나열해도 정의 되어진 공식이라곤 찾을 수 없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나만의 길을 찾는 방법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