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는 너무 많이 사고 있다
그럼에도 왜 소비를 멈추지 못하는가
경제 쇼크와 기후 위기 사이의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 대다수는 사회·경제적 삶이 주로 소비 중심으로 구성되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나날이 쏟아지는 광고와 할인, 유행,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 오락, 최신 전자기기와 이 모든 것에 대한 집착들이 소비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소비가 곧 경제와 사회를 지탱한다. 끝없이 성장하는 경제를 위해서 사고 또 사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되었다.
문제는 소비가 환경문제를 낳는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환경문제를 고민하면서도 경기 침체의 우려 앞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소비하지 않는 삶은 실현 가능할까?

소비의 속도를 늦추면 분명 경제에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다. 동시에 소비의 속도를 확연히 늦추지 않으면, 최소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기간 내로는 지구온난화를 멈출 수 없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기후변화는 여러 병폐 중 하나일 뿐이며, 그 모든 병폐가 소비문화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신중한 전문가들조차 그 결과로 정치적 격변이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쇼핑을 멈춰야 하지만 멈추지 못한다. 이 소비의 딜레마는 간단히 말해 지구에서 인류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되었다. _23쪽

소비를 적극적으로 줄이는 ‘디컨슈머’들이 온다!
성장의 폭주 끝에 마침내 우리는 소비를 멈추었고 전 세계가 답하기 시작했다

『뉴요커』 『내셔널 지오그래픽』 저널리스트 J. B. 매키넌은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날 소비의 25퍼센트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분석한다. 분석의 기회는 코로나라는 재앙이 가져다주었다.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소비의 20퍼센트가 감소했고, 말 그대로 경제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소비의 25퍼센트가 감소한 시기에 대한 가정은 갑자기 타당한 전제가 되었다. 매키넌은 팬데믹과 대침체, 25퍼센트 소비 중단의 가정 상황을 오가며, 어떻게 소비를 멈출 수 있는지, 그리고 소비주의를 탈피한 우리 삶이 어떤 모습일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먼저 매키넌은 환경문제에 민감하고 소비를 줄이길 원하는 소비자, ‘디컨슈머’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소비문화에 집중한다. 2011년 파타고니아는 미국 최대의 소비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뉴욕 타임스에 이런 광고를 실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디컨슈머를 겨냥한 디마케팅 전략의 시작이자 새로운 소비문화의 탄생이었다. 이미 이들은 더 질 좋은 물건을 더 적게 구매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파타고니아와 리바이스 등의 기업들은 디컨슈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영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이러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소비가 줄어든 세상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디컨슈머 시장이 경제를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예견한다.
디컨슈머들의 삶의 방식에도 급격한 변화가 찾아왔다. 소비 집착에서 벗어나 간소한 삶에 대한 욕구가 기존 소비문화의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그동안 잊고 있던 내재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생활방식이 떠오르고 있다. 매키넌은 수렵·채집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나미비아의 작은 마을부터 정확하게 지속 가능한 비율로 소비하는 에콰도르의 공동체까지, 지구 곳곳에서 새로운 우선순위에 따라 구성하는 삶의 모습을 제시하고, 디컨슈머가 수십 년, 심지어 천 년 뒤에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살펴본다. 경제, 사회, 환경 전반 걸쳐 ‘영원히 성장하는 소비경제와 깨끗하고 건강한 삶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디컨슈머가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세상이 소비를 멈추는 날, 디컨슈머들이 만난 것은 녹색 경제, 새로운 시장, 변화된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