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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당신의 사전

프롤로그_내게 있는 이 마음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

1. 서글픈 마음

2. 애틋한 마음

3. 서툰 마음

4. 그리운 마음

에필로그_눈물은 아프지 않다

 


 

헤어진 게 처음도 아니면서 처음 헤어져본 사람처럼 허둥거리던 때가 있었다. 친구를불러다 날이 새도록 한탄을 했더라면 좀 나았을까. 아니면 청승맞게 실컷 울기라도 했으면 괜찮았을까. 처음이 아닌 이별 앞에서 나는, 울음 하나도 제 마음처럼 울지 못했다.

그 마음을 도무지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라 매일 정처 없이 걷고 또 걸었다. 이따금눈물이 흘렀으나 금세 차가워졌다. 겨울이었고 자주 뺨이 텄다. 모르던사람이 다시 모르는 사람이 되었을 뿐이라고, 그런 것들을 위안처럼 나에게 말했다. 사실은, 사랑도 그런 것이었다. 떠나는순간부터 차가워지는.

-13쪽, 〈처연하다_꽃은 왜 밤에 더 아름다운가〉 중에서

 

겉돈다는 말의 의미를 머리로만 이해했던 적이 있다. 겉이 있고 속이있어 두 편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 결코 화해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한 겉과 속의 경계를. 뒤늦게 그 말에 담긴 감정을 느낀 건 내가 겉의 세계에 속하게 되었을 때였다.단단한 경계의 바깥에 서서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무수히 맴도는 걸음을 걸어야 했을 때. 그무거운 외로움을 홀로 져야만 했을 때. 겉돈다는 말의 감정은 ‘겉’이 아니라 ‘돈다’는 사실에 있다는걸, 나는 그때야 알았다.

-160쪽, 〈겉돌다_말의 감정〉 중에서

 

얼마 전, 한 친구와 오랜만에 안부를 물었다. 서로 안녕했던 소식보다는 안녕하지 않았던 소식들을 나누었다. 그리길지 않은 대화 끝에 그에게 힘을 북돋아주려 힘내, 다 잘될 거야, 라고말하려다 차라리 삼키는 것을 택했다. 힘을 내는 사람은 어쩐지 계속 힘을 내야만 하는 삶을 산다. 뜻 없는 나의 습관적인 인사로 또다시 그가 힘을 내게 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잠시의 망설임 끝에 말했다. 나는 네가 힘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낯선 인사말에 고맙게도 친구는 고맙다는 인사를 돌려주었다.

너의 내일은 힘내지 않아도 좋은 날이기를. 너의 내일은 힘내지 않아도충분하기를.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는 인사말 대신 정반대의 말을 해주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날이 있었다.

내일은 당신이 힘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충분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173쪽, 〈충분하다_네가 힘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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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평을 남겨주신 20분께 도서<당신의 사전>을 선물로 드립니다.

작성 기간 : 2019.09.18 ~ 2019.10.16 당첨자 발표 : 2019.10.17